저는 10년 전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운전면허를 땄습니다. 그때는 '어른이 되었으니 면허는 있어야지!' 하는 생각 하나로 취득했었죠. 하지만 막상 운전을 할 일도 없었고, 주변에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어서 불편함 없이 지냈습니다. 그렇게 면허증은 제 지갑 속에서 '장롱면허'라는 이름표를 달고 10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습니다.
근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. 특히 마트에 장 보러 갈 때마다 짐이 너무 많아서 매번 택시를 부르거나 남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. 한 번은 유모차 끌고 장 보러 나갔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, 짐이랑 아이랑 다 젖을 뻔한 아찔한 경험도 했습니다. 그때 ‘이젠 진짜 운전을 해야겠구나’ 싶었습니다.
자차운전연수를 알아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'내 차로 얼마나 잘 가르쳐줄까' 하는 점이었습니다. 아무래도 연수 차량으로 연습하는 것보다 제가 실제로 탈 차로 연습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. 여러 곳을 비교해본 결과, 10시간 연수에 48만원이라는 비용으로 강사님 차량 없이 제 차로만 진행하는 곳을 선택했습니다. 내돈내산이니까 더 꼼꼼히 따져봤습니다.

첫째 날, 선생님이 오셔서 제 차에 보조 브레이크를 설치하시는데 그때부터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. 10년 만에 운전석에 앉으니 모든 게 낯설고 두려웠습니다. 시동 거는 것부터 다시 배우는 기분이었습니다. 양평 시내 한적한 도로에서 출발, 정지, 핸들 조작 연습을 반복했습니다. 선생님은 제 속도에 맞춰서 아주 천천히 지도해주셨습니다.
특히 저는 차량 간격을 가늠하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. 옆에 차가 지나갈 때마다 움찔하고 핸들을 꺾어서 차가 자꾸 휘청거렸습니다. 선생님이 ‘괜찮아요, 천천히 가면 돼요. 옆 차는 신경 쓰지 말고 앞만 보고 가세요’ 하고 계속 안심시켜주셨습니다. 그 덕분에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.
둘째 날은 본격적으로 동네 마트 주변 도로를 연습했습니다. 제가 자주 가는 양평 하나로마트 주차장이 꽤 넓은 편인데도 막상 들어가려니 긴장되더라고요. 선생님과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주차 연습을 시작했습니다. 후진 주차는 물론이고, 경사로 주차, 심지어 평행 주차까지 연습했습니다.
후진 주차가 정말 저의 숙적이었습니다. 사이드미러에 뭘 보고 핸들을 돌려야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서 계속 헤맸습니다. ㅠㅠ 선생님이 ‘저기 보이는 하얀 선에 어깨를 맞추고 핸들을 한 바퀴 반 돌려보세요’ 하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. 계속해서 연습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. 나중에는 혼자서도 꽤 잘 해냈습니다!

셋째 날에는 양평 외곽으로 좀 더 나가서 속도감 있는 도로 주행을 연습했습니다. 제한 속도 80km/h 도로에서 차선 변경을 시도했는데, 옆 차선으로 넘어갈 때마다 심장이 발랑거렸습니다. 선생님이 ‘엑셀을 밟으면서 부드럽게 들어가야 해요’ 하고 알려주셨습니다. 저는 자꾸 브레이크에 발이 먼저 갔거든요. 몇 번의 시도 끝에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차선 변경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.
마지막 넷째 날은 연수받기 전 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코스, 즉 아이들 데리고 병원 갔다가 마트 들러서 집에 오는 코스를 직접 운전했습니다. 평일 오후라 차도 많았고, 신호도 많았지만 선생님의 침착한 지도 덕분에 무사히 코스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. 특히 병원 앞 좁은 골목길 운전도 성공해서 정말 뿌듯했습니다. 이젠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.
자차운전연수를 받기 전에는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버스 정류장에서 낑낑대거나, 남편에게 매번 '언제 와?' 하고 보채는 게 일상이었습니다.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. 연수가 끝나고 바로 다음 날 혼자 마트에 가서 큰 장을 봤습니다.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싣고 집에 오는데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습니다. 이젠 아이들 데리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합니다.
총 10시간 연수에 48만원이라는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. 아니, 오히려 그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. 장롱면허 10년 차였던 제가 이렇게 운전하는 모습이 저 스스로도 신기할 따름입니다. 저처럼 장롱면허로 마트 장보기가 힘드셨던 분들이 있다면, 망설이지 말고 자차운전연수를 받아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. 정말 '내돈내산'으로 경험한 운전의 자유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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